사진A ) 환경영화제의 역대 포스터 이미지
( 매년 전혀 다른 주최기관에서 만들어낸 전혀 다른 행사로 대중에게 인식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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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리는 왜 우리 영화제만의 "대표 이미지"가 없을까?



*제작 배경: 서울 환경영화제는 환경재단에서 주최하는 환경주제의 전문 국제영화제이며,
2004년을 그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가장 환경문제의 대중화에 성공한 인지도 높은 영예로운 환경영화제로 손 꼽힌다.

2014년 환경 영화제 10주년을 맞아 주최측은 다른 국제 영화제들처럼 영화제만의 브랜드 정체성이 시각적으로 뚜렷하지 않고,
영화제의 주최가 환경부인지? 서울시인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고민으로 인해 아래와 같은 고민을 담아 이제석 광고연구소 측에 주문한다.

*골자는 1) 서울환경영화제만의 정체성이 듬뿍 담긴 / 2) 그리고 그것이 길고 오래동안 써서 대중들의 인식에 깊이 각일될 수 있는 / 3) 주체가 환경재단임이 극명히 드러나는 포스터 제작을 의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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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 ) 아카데미 영화제의 일관된 대표 이미지와 브랜드 컬러
( 블랙과 골드가 고급스럽게 어우러진 가운데 트로피 인물조각의 공통적 사용이 영화제의 권위를 더욱 확고히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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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제석 광고연구소측은 환경을 주제로 만든 행사이자 주최임을 감안하여, 포스터 속에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와 그로 인한 에너지, 환경낭비를 막고자 노력했다.

그래픽 또한 최대한 잉크 사용을 줄여 단색으로만 표현하고자 했으며, 불필요한 디자인 작업으로 인한 담당 디자이너의 노동량과 그로인한 컴퓨터 및 전력 낭비 그리고, 야근으로 인한 청춘과 인생 낭비를 막고자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뻔한 디자인 포맷"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 포맷의 배경에는 주최측 로고 ( 세상 가장 크게 노출) 와 행사명, 그리고 간단한 행사설명 만이 진부하게 나열된다.

본 디자인 포스터에 사용된 서체는 특정되기 보다 그냥 무료로 배포되는 (특정하지 않은 ) 읽기 좋은 굵은 고딕체이며, 매년 행사를 나타내는 최소한의 기본 요소( 배경 사진, 글씨 내용 등... )만이 부분 변경되고,

기본 레이아웃과 요소들의 배치 배열은 매년 동일할 것을 제안했고, 주최측과 협의하여 최종 합의에 이른다.

물론 작업자의 기량에 따라서는 깨소금과 참기름만으로도 감칠맛 나는 참기름 비빔밥을 만들어내듯 멋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본 포스터는 완성된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제작 가이드에 불과하다.

자꾸 뭔가 새로운 것으로 화면을 채우려고 하기 보다는 화면 속에 주어진 최소한의 필수 요소만들의 재조합만으로도 거의 무한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기획되었다.

본 포스터의 기본 플랫폼이 최초 도입된 시기는 2014년 11회 부터이다.

( 여전히 이 포맷에 대해 적지 않게 미학적 논란은 많다. 다만 그 의도를 제대로 읽고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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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플랫폼 개발에 힘입어 재단측이 발표하는 다양한 환경 사업에도 본 시스템이 활발히 적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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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해 포스터: 13회차에서는 주최측의 의지로 인해 봄을 맞아 화사한 꽃핑크를 배경에 적용시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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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해 포스터: 14회차에는 글씨포맷은 그대로 두고 배경을 아예 실사버전으로 적용해 보았다.

글씨 포맷의 뒷 배경 그리고 앞 부분에 입체적으로 다양한 이미지들이 놓여지는 것은 바람직한 응용으로 보인다.

매년 고정적인 플랫폼은 유지되고, 일부분만 변경되는 수준이라면 충분히 납득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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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년이 지났을까?


꼼틀거리는 변화의 욕구를 참지 못한 한국의 정서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다시 포스터는 매년 각각의 새로운 형태로 제멋대로 즉흥적으로 만들어져 뿌려지기 시작했고,

당초 개발된 가이드는 현재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다만 그 유혹을 몇 년씩이나 참고 이겨낸 영화제와 단체의 의지와 노력에 대해서는 크게 박수쳐 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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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글:




전세계가 열광하는 (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는 눈썹이 거의 희미해질 때 까지 오래된 여인의 초상화가 있다.

그 여인을 보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여 많은 인파들이 성지순례를 하듯 다녀간다.



그 여인이 과연 대한민국 서울의 한 미술관에 걸려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아마 담당 학예사나 관객들은 이렇게 이야기 했을것이다.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저 케케묵은 옛날 그림을 몇년씩이나 똑같이 붙여놨어? 

당장 떼버리고 요즘 핫한 작가 작품으로 당장 바꿔! “




우리 사회는 변화에 중독되어 있다.



‘속성’은 있으나 ‘숙성’은 없다.







물론 변화는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을 바꾸고 버릴지? 무엇을 남기고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까지 모조리 갖다 버리기만 한다면 먼 훗날 우리에게 결국 남은 건

모나리자와 같은 위대한 유산이 아니라, 쓰고 남은 일회용 쓰레기 휴지조각들 뿐일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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